묵상이 담긴 여행/터키, 그리스

에베소- 두란노 서원, 원형극장

wisdomwell 2011. 8. 27. 14:47

셀서스 도서관/두란노 서원

 

"바울이...제자들을 따로 세우고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여 이같이 두 해 동안을 하매..." [사도행전 19장 9-10절]

 

 

 

중앙 도로인 큐레테스 스트리트가 끝나고, 다른 주(主) 도로인 마블 스트리트가 시작되는 연결점에 2층으로 구조된 셀서스 도서관이 그 단아하면서도 기품 있는 모습으로 자태를 드러냅니다. 4개의 대리석으로 조각된 여신상들이 하얀 대리석 기둥 사이사이마다 서있어 그 품위를 더해줍니다. A.D. 135년경 지어진 도서관인데, 당시 1만 2천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었고, 두란노 서원은 이 도서관의 전신(前身)이었다고 합니다. 사도바울은 그의 3차 여행시(A.D.54-57년),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강론하기를 2년이나 계속하면서, 주의 말씀을 전했었습니다.

.

 

 

에베소인들의 세속적인 물질주의적 가치관과의 투쟁 못지 않게 바울을 괴롭혔던 것은 어떤 수를 써서라도 복음이 전파되는 것을 방해하려는, 바로 동족(同族)인 유대인들의 간계였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온갖 시험과 시련을 참으며 주님을 섬겼고 "유익한 것은 무엇이든지 공공장소나 개인 집을 가리지 않고 거침없이" 가르쳤습니다. 그의 노력의 결과로, 에베소에 사는 모든 유대인, 헬라인들이 예수 복음에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바울에게 치유의 능력을 허락하셔서 병을 고치고 악귀를 쫓아내는 사역도 담당케 하셨으므로, 그 곳 사람들이 주의 이름을 찬양하며, 회개하는 대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마술을 행하던 사람들까지, 자기 죄를 회개하고, 그 동안 사용해왔던 점치고 마술을 할 때 쓰던 책들을 모아 가지고 와서, 시민들 앞에서 불살라 버리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누가는 그 책값을 계산해보니 은 오만이나 되었다고 그 당시의 회개운동의 규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사도행전 19장 8절-20절).

 

 

 

 

 

 

 

 

 

 

 

 

 

 

 

 

 

 

사도바울의 겸손과 눈물과, 목숨을 건 복음전파의 열정에 힘입어, 주의 말씀은 요원의 불길처럼 에베소의 구석구석을 타오르며 퍼져 갑니다.

 

 

 

 

 

 

 

 

 

 

아고라

 

 

셀서스 도서관 오른편에는 아고라라고 불리는 고대 도시의 시장터가 펼쳐집니다.

 

 

 

 

 

 

지금은 푸른 풀밭 위에 몇 개의 기둥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었습니다만, 이 아고라에서, 바울은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와 함께 천막을 만들어 팔며, 그의 생계를 스스로 해결했었을 것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로워졌습니다.

 

 

 

 

 

 

 

 

 

 

 

 

아르테미스 여신과 원형극장에서의 소동

 

"저희가 분이 가득하여 외쳐 가로되 "크다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 [사도행전 19장 28]

 

귀족들의 거주지였다는 이 유적지에서 에베소인들이 도시의 수호 여신으로 열렬히 숭배했었던 아르테미스 여신상이 세 개나 발견되었습니다. 사도행전에서 언급되고 있는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 여신"이 바로 이 아르테미스 여신입니다. 일반 터키인들이 거주하는 셀죽 시내에 이 아르테미스 여신의 신전 터가 남아 있습니다. 고대 세계의 7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명성을 날렸던 거대한 신전으로, 높이 20m나 되는 기둥이 127개나 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오직 단 하나의 기둥만이 달랑 남아 명맥을 유지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현재 에베소 박물관에 소장된 아르테미스 여신상은 풍요와 다산(多産)을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20여개의 유방을 가슴에 달고 있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바울의 에베소에서의 생활은 그곳 기득권 세력의 반발로 뜻하지 않게 끝나게 됩니다. 우상 숭배, 특히 아르테미스 여신에 대한 숭배가 전통으로 굳어져 있는 이 도시에는 여신의 은감실(여신상이 들어 있는 작은 모형 신전)을 만드는 사업이 성행하고 있었습니다. 자연,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들은 신이 아니라"고 설파하며 예수 복음을 전했던 바울은 이들 사업가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결국 우상 사업으로 많은 이익을 남겼던 데미드리오는 에베소 사람들을 선동하여 바울을 탄핵하기에 이릅니다. "바울이란 유대인이 우리 에베소의 수호신 아르테미스 여신을 무시하고 있다!" 부화뇌동, 영문도 모르고 데미드리오의 선동에 넘어간 에베소 시민들이 바울의 동행자였던 가이오와 아리스다고를 잡아 끌어 연극장으로 데리고 갑니다. 연극장 안은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여!"를 무조건 외쳐대는 사람들로 온통 소동이 납니다. 결국 이러한 소요가 계기가 되어 바울은 에베소에서의 3년 가까이 되는 선교활동을 중단한 채 마게도니야로 길을 재촉합니다.

 

 

 

 

셀서스 도서관에서 약 1백여 미터 떨어진 곳, 마블 스트리트가 끝나는 지점에 바로 이 유명한 반원형의 연극장이 거의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습니다. A.D. 41-54년, 클라우디우스 황제에 의해 처음으로 지어진 이 원형극장은 10층 건물 높이, 약 2만 5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의 건물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마이크도 없었을 터인데 어떻게 무대에서 말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까? 하는 것이 의문스러웠습니다.

 

 

 

이 무대에서 노래하면 어느 정도 소리가 들릴 것인가 궁금해서, 마침 벤쿠버에서 오신 일행 중의 한 분인 목사님께 찬송을 부탁드렸습니다.

 

목사님이 복음성가를 부르기 시작하자, 연극장을 찾은 다른 관광객들도 찬송 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이상하지요. 스탠드 저편에 앉아 있는 관중에게까지 찬양 소리가 아름답게 울려 퍼지고 있었습니다.

 

찬양이 끝나자, 스탠드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앵콜을 외쳤습니다.

 

 

 

 

 

2천년 전의 이 원형극장을 설계한 건축가는 나름대로 음향을 생각하며 이 대규모의 극장을 만들었던 것입니다. 바울과 요한이 복음을 전파했었다고 전해지는 이 고대 극장의 무대에서, 2천 년이 지난 오늘, 한국말로 예수를 찬양하는 노래가 들려질 줄은 아마 바울도 예측할 수 없었겠지요.

 

글, 사진: 이 영순 2002년 5월.  터키 에베소에서 (Ephesus, Turkey).  Celsus 도서관, 원형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