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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프리지어꽃

wisdomwell 2009. 3. 1. 13:03

다시 찾아온 프리지어 꽃

 

2009년 2월 마지막날, 나의 작은 꽃밭에 다시 프리지어 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합니다.

별로 내 편에서 해준 것도 없는데, 어김없이 프리지어는 봄이 문턱에 왔음을 알리며 해말간 미소를 머금고,

 옛 친구처럼 나를 찾아줍니다.

 

 

 

가지각색의 화사한 빛깔들이 그 동안 칙칙했던 나의 화단을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이 물들입니다.

연일 보도되는 우울한 경제 지표로 나도 모르게 위축되었던 마음이 꽃들을 대하는 순간 다시 날개를 답니다.

 

 

 

 

 

 

 

 

 

 

 

 

 

 

 

"남으로부터 온통 고통과 화로 가득한 말을 들으면

나의 마음이 다치게 된다. 

그의 고통만이 나에게 전해질 뿐,

다른 긍정적인 감정들이 내게로 전해질 기회를 갖지 못한다. 

 그리하여 내 마음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러므로 하루하루 삶 속에서 우리는

고통을   드러내지 않는 것들과 늘 접촉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푸른 하늘, 맑게 노래하는 새, 나무, 꽃, 어린아이--

 

우리와 우리 주위를 신선하게 해주고, 치유해주고,

거름이 되어주는 것들을 늘 접해야 한다."     

 

-틱 낫한/화(Anger)-

 

 

 

 

 

봄이 오는 문턱에서, 오늘도 나는 고통을 드러내지 않는 향기로운 꽃, 프리지어와 만나는 복을 누립니다.

 

 

 

 

제 마음에 기쁨을 선사했던 화사한 프리지어의 미소가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입가에도 똑같은 미소를 머금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프리지어 꽃 향기에 끌려 벌 한 마리 날아와 깊숙이 보랏빛 꽃 속으로 빠져듭니다.

 

 

 

 

 

 

 

 

 

 

 

 

 

프리지어 꽃, 뒷쪽에 빨간 별처럼 핀 작은 꽃은 프림로즈입니다.  어머니와 나는 "촌색시 꽃"이라는 애칭으로 이꽃을 부릅니다.

보통 한 해 살이로 사라져 버리는데, 지난 해 심었던 것이, 예기치 않게  어느 날 갑자기 피어나 신선한 기쁨을 안겨줍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다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

너와 함께 걸었던 들길을 걸으면

들길에 앉아 저녁놀을 바라보면

상처 많은 풀잎들이 손을 흔든다

상처 많은 꽃잎들이

가장 향기롭다

 

-정호승-

 

 

 

 

 

 

 

 

 

2월 나의 작은 뜰엔, 프리지어와 더불어 또 다른 이른 봄의 꽃들이 수줍게 피어납니다.

 

벌써 여러 해째 같은 자리에서 봄을 알리는 수선화....

이 수선화 역시 반가운 옛 친구입니다.

 

핑크빛이 유난히 고운 제라늄은 10년도 넘게 피고 있으니, 정말 한 가족입니다.

 

 

 

십년 전 쯤 언니 친구가 우리 집을 방문했을 때 사왔던 꽃인데, 매해 봄이 되면, 빨갛게 작은 꽃들을 피웁니다. 

번식력이 강해, 조금만 도움을 주면, 아름답고 실한 꽃들로 즐거움을 몇 배로 되돌려 줍니다.

 

 

 

 

 

   

 

 

  

      지난 해 새로 작은 모종을 사서 화분에 심었던

아이비 제라늄이 이젠 제법 무성해져, 탐스러운 분홏빛 꽃을 피우며 봄이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가시가 너무 섬뜩하지만, 꽃잎만은 진홍의 선명한 빛깔로 빛나는 가시면류관 꽃도 새롭게 피어납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생각케하는 꽃입니다.

 

 

 

 

 

 

 

핑크 레이디 입니다. 

이곳 남가주의 봄아가씨라고나 할까요?

이 꽃 이름은 저의 아버지가 제게 처음으로 가르쳐 주셨기에, 이 꽃을 보면, 돌아가신 아버님 생각이 나곤 합니다.

산책하노라면, 주택가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이른 봄의 연분홍빛 꽃이랍니다.

이사와 보니 집 뜰에도

이 핑크 레이디 꽃나무들이 심겨 있었지요.

 

 

 

 

 

 

 

 

 

 

 

 

 

 

3월, 새로운 달에도 이 프리지어 꽃들의 봄의 합창은 계속될 것입니다.

 

글, 사진: 이 영순 (지혜의 샘 블로그)  2009년 2월 28일.  집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