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장엄한 산, 디날리(The Great one)! 디날리의 숨결을 느끼다
내가 산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꼬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시편 121: 1-2)
맥킨리산(Mt. McKinley)은 북미대륙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맥킨리산의 가장 낮은 지역이 Wonder Lake가 있는 곳인데, 해발 2천 피트 정도이다.
맥킨리의 최고봉인 South Peak가 20,320 피트이니, 산자락에서 정상까지 18,000피트의 산이 수직으로 직립해 있는 셈이다.
이렇게 보면, 에베레스트 산보다도 더 높이 솟은 셈이 된다.
** 이 사진은 Alaska Activities Guide라는 작은 안내 책자의 표지 사진을 다시 찍은 것. 평지 위에 우뚝 솟은 맥킨리산의 위용을 잘 보여주는 사진이다.
과연 경비행기가 뜨게 될 것인지, 두 시간 전만해도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보며, 반신반의했는데, 이렇게 경비행기에 오르게 되다.
기도를 들어주신 하나님, 감사합니다.
7인승(조종사 포함) 경비행기를 타고 디날리 상공을 비행하다.
간간이 햇빛이 보이는 구름이 낀 흐린 날이긴 했지만,
알라스카의 속내를 엿볼 수 있어서, 내 마음도 날개를 달고 한없이 날아오른다.
경비행기는 너무도 평온하게 상공을 난다.
눈 앞에 전개되는 알라스카의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조금이라도 놓칠새라 나는 자꾸만 셔터를 눌러댄다.
침엽수림 (타이가)지대를 벗어나다. 비행기의 고도가 높아지면서 어느 사이에 팀버라인(Timber line)을 지나, 작은 관목과 이끼류만이 자라는 툰두라 지대에 이른다. 중학교 지리시간에 배웠던 내용들을 이제 눈 앞에서 보고 있는 셈이다. 그땐 무슨 얘긴지도 모른 채 그저 암기하기에만 바빴었는데....
툰두라를 지나, 더 이상 이끼도 살지 못하는, 완전한 겨울나라로 가는 관문에 들어서다. 맥킨리의 설산들을 향해가는 수 천, 수만년의 눈으로 다뎌진 눈의 하이웨이 상공을 나른다. 비행기로 가도 가도 같은 광경이 전개되는 것을 본다. 정말 대장관이 아닌가? 이렇게 높은 산 가운데 이렇게 광대한 골짜기가 있다니... 스펙타클한 영화를 보는 것도 같고.... 거대함. 문자그대로 "디날리"다.
아, 이 길이 끝나는 곳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얼어버린 강물이 뱀처럼 구비구비 그 모습을 드러낸다. 빙하, 문자 그대로 얼음강이다.
Glacier. 빙하다! 거대한 강줄기가 그대로 얼어붙어 빙하가 되었다
.
구름과 얽혀져 그 신비함과 장엄함을 더해주는 만년설이 덮힌 맥킨리의 주봉들
산 정상의 기온은 여름에도 혹독하게 춥다. 겨울에는 14,500 피트 지점에서도 화씨 영하 95도까지 내려간다.
폭풍이 오면, 바람의 속도가 시속 150마일 이상이 된다. 영원한 눈밭이 산의 75%를 덮고 있고, 수많은 빙하들을 이룬다.
산의 화강암들은 사실상, 수백 피트의 얼음들로 덮여있다. 빙벽이다.
맥킨리산은 중남부 알라스카와 내륙의 고원지대를 가르며 6백마일에 걸쳐 펼쳐진 알라스카 산맥 가운데 고고한 모습으로 우뚝 서서 그 장엄함을 사방에 보여준다. 이 산맥이 형성된 것은 수 억년 전의 일이다.
맥킨리산의 화강암 봉우리들이 바다로부터 들어올려져 솟게 된 것은 5천 6백만 년 전부터 시작된 지형변화에 기인한다.
신기하게도, 맥킨리산은 매년 1mm씩 계속해서 솟아오른다고 하니 앞으로는 더 큰 장관이 연출되리라...
영원한 눈의 나라
맥킨리의 영봉들을 가까히 보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날카로운 봉우리들. 수 백만 년, 영겁의 세월의 풍상을 겪으며 이렇게 서 있었을 디날리 산.
조물주의 창조의 손길이 닿았던 그대로의 모습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까?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감동의 물결이 넘친다.
상공에서 내려다보이는 얼어붙은 호수들이 에메랄드 조각들처럼 만년설로 굳어진 동토의 땅에 박혀 파랗게 빛난다.
보이세요? 저 하얀 눈밭에 빨간 잠자리처럼 보이는 것.
맥킨리 산에 착륙한 경비행기랍니다.
그 옆에 점처럼 찍혀 있는 사람들.
왼쪽에 작은 바위처럼 보이는 것들이 사실은 커다란 산봉우리라는 것,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겠지요?
이 장엄한 산 줄기 속에서, 인간은 참 참 참 작은 존재입니다.
다시 겨울 나라에 작별을 고하다. 안녕! 맥킨리, 눈을 머리에 쓴 영봉들이여!
설산을 뒤로하고, 다시 툰두라 지대를 지난다. 녹색의 카펫처럼, 산기슭을 뒤덮은 작은 키의 식물들....
작기에 혹한을 견뎌내는 강인한 생명력을 유지한다.
툰드라 지대에 서식하는 작은 식물군들
아래 사진: 툰드라의 이끼식물들.
사진은 "America from the Road"에 실린 것임.
얼어붙은 강물
조금씩 고도가 낮아지니, 드넓게 깔린 툰두라 지대가 나타난다.
더 많은 식물들이 삶을 영위한다.
Tundra는 짧은 여름에 적응하여 사는 키작은 관목들과, 미니 야생화들로 매혹적인 세계를 형성한다. 난쟁이 자작나무와 Fireweed, 이끼 캠피온, 물망초 등이 섬세한 꽃망울로 경사진 바위틈에 피어나 여름을 장식한다. 그러나 7,200피트 고도가 되면, 이 작은 식물들은 사라지고, 오직 이끼류의 식물들만이 살아남게 된다. 툰드라의 가장 높은 곳에 서식하는 이 이끼들은 동토에 살고 있는 크고 작은 많은 생명들을 생존케하는 먹이가 되어주기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얼음과 빙하의 땅이어서인가? 알라스카 대륙은 수많은 강과 시내와 호수로 이루어진 물의 땅이기도 하다
얼었던 강물이 흐르고 침엽수림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산이 드높고 광대하니, 각기 그 고도에 따라 다른 유형의 생태계가 펼쳐진다.
침엽수림이 둘러싼 호수가에는 빨간 지붕을 한 인가도 보인다. 많이 내려 왔나보다.
Taiga. 러시아말로 북극 근처에 자라는 북쪽 침엽수림을 뜻한다. 디날리의 타이가 지대는 강을 따라 형성된 골짜기들에 위치한다.
백과 흑의 가문비나무, 자작나무, 아스핀, 발삼 포플러, 낙엽송 등이 주종을 이룬다. 광야에는 주로 난쟁이 자작나무, 블루 베리, 다양한 버드나무과의 나무들이 자란다.
디날리 공원에서 이러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는 한계는 2,700피트까지이다.
디날리 공원 비지터 센터의 위치는 1,750피트이다. 나무가 자랄 수 있는 한계를 지나면, 타이가는 그 자리를 툰드라에게 내어준다.
알라스카 내륙으로 이어진 철도가 침엽수림을 가르며 가르마처럼 이어져 간다.
착륙. 희다 못해 푸른 빛이 감도는 만년설이 뒤덮인 디날리 겨울산에서 여름마을, 타키트나로 되돌아 오다.
분홍빛 fireweed 꽃이 점점이 연록색 들판에 깔려 있었다.
글, 사진: 이 영순. 2008년 7월 31일. 알라스카 맥킨리 산 상공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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