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칸소 가든의 2월은 동백꽃으로 절정을 이룹니다. 35,000그루의 동백꽃이 있는 곳이니 가히 세계적인 동백정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지요. 이 정원의 조성자인 E. Manchester Boddy가 1930년대 일본, 중국으로 부터 동백나무를 구입해 이 동백숲을 만들었습니다. 가지각색의 동백꽃들이 그늘을 만들고 있는 동백 오솔길을 걷는 맛이 일품입니다.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만날 날은 아득히 기약이 없네
무어라 맘과 맘을 맺지 못하고... 한갖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고...
가슴이 저려오는 노래입니다.
1970년 이던가, 어느 겨울날, 남해안을 여행하다가, 해남 대흥사에 들렀습니다. 마침 내리기 시작한 눈이 하얗게 절과 절의 뜰을 덮고 있었습니다. 제법 눈보라가 치는 차가운 날씨였습니다. 그런데, 그 눈 속에 동백꽃 빨간 꽃송이가 그 흰 눈 속에 피어있었습니다. 겨울 속에 선명한 빛깔로 피어 있던 그 동백꽃의 고혹적인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 수가 있을까요?
탐스럽게 떨어진 꽃송이들이 하도 예뼈서 몇 송이 주어와 유리그릇에 담아놓았습니다.
한동안 식탁위에 놓인 동백꽃을 즐기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이미자씨의 동백 아가씨 생각도 나지요. 1964년도 처음으로 그 곡이 히트하여, 거리를 걸으면서 듣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동백꽃들이 새록새록 옛 기억을 일깨워줍니다.
알렉산더 듀마 (아들)가 쓴 "춘희(동백아가씨)"라는 소설의 처음 부분들이 생각납니다. 그의 소설을 각색하여 베르디가 작곡한 오페라가 "라 트라비아타"이지요. 주인공 비올레타는 동백꽃을 늘 가슴에 달고 나타나, 동백아가씨로 불리웠는데, 보통 때는 흰 동백을 달다가, 그녀의 월경주기에는 빨간 동백꽃을 가슴에 달았습니다. 정말 수십 년 전 읽었던 대목인데, 동백꽃들을 보니 다시 그 소설의 귀절들이 떠오
르네요.
동백꽃의 빛깔과 모양이 참으로 다양합니다.
동백나무 숲속에 앉아 조용히 책을 읽는 기쁨을 누려보는 것은 어떨까요?
Camellia Forest (Descanso Gardens):
주소:
Descanso Gardens
1418 Descanso Drive, La Canada Flintridge, CA 91011
818. 949. 4200 www.DescansoGardens.org
글, 사진: 이 영순 (2006년 2월, 데스칸소 가든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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