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버나움(Capernaum)--아마도 예수의 발자취가 가장 많이 남겨긴 동네이리라.
예수의 3년 간의 공생애는 이곳 갈릴리에서 이루어젔고, 그 중에서도 가버나움이라는 지금은 사라진 번영했었던 고대의 도시를 거점으로 한다.
그러기에, 가버나움이 있었던 옛 유적지를 밟는 감회가 새롭다. 바로 이 땅 위를 사람이 되어 오신 하나님, 예수께서 걸으셨을 테니까...
가버나움은 히브리어로 "나훔의 동네"란 뜻을 갖고 있다. 갈릴리 호수 서쪽 중앙에 위치한 티베리아스로부터 해안을 따라 북동쪽으로 16km 지점에 위치해 있다.
공중에서 본 옛 도시, 가버나움의 유적지. ("성지 이스라엘"이라는 안내책자의 사진을 옮긴 것임).
갈릴리 호수를 배경으로, 유대인 회당 유적지를 필두로 당시의 주거구역들, 베드로의 집 터에 세워진 팔각형의 새 교회건물이 보인다.
멀리 붉은 돔의 하얀 건물은 그리스 정교회당.
예수께서 요한의 잡힘을 들으시고 갈릴리로 물러가셨다가, 나사렛을 떠난 스블론과 납달리 지경 해변에 있는 가버나움에 가서 사시니....
[마태복음 4장 12-13절] 이때부터 가버나움은 예수의 제 2의 고향이 된다.
예수께서 활동할 당시 가버나움의 인구는 15,000명 내지 2만명으로 추산되고, 예수님은 이곳에서 권위있는 가르침과 많은 이적을 행하신다.
가버나움 유적지로 들어가는 입구는 녹색의 팜트리와 아름다운 꽃장식으로,
이집트, 요르단의 오랜 광야 여행으로 삭막해진 시야에 상큼한 기쁨을 안겨준다.
고대 가버나움의 유적지.
가버나움은 예수께서 말씀을 선포하실 당시만 해도 비아 마리스(해변길)의 갈릴리 기착점으로, 길은 이 곳을 거쳐 북동쪽의 다메섹까지 이어지고, 남으로는 애굽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던 곳, 한창 번영을 자랑하던 고대의 도시였다.
한때, 그토록 흥왕하고 빛났던 곳이 지진과 전쟁으로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치명타를 입고 페허가 된다.
마태복음에 수록된 이 도시의 운명에 대한 예수의 예언이 정확하게 이루어졌음을 실감하게 한다.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 네게서 행한 모든 권능을 소돔에서 행햐였더면 그 성이 오늘날까지 있었으리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심판날에 소돔땅이 너보다 견디기 쉬우리라" [마태복음 11장 23, 24절]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소자 중 하나를 실족케 하면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묵에 달리우고 깊은 바다에 빠뜨리우는 것이 나으니라." [마태복음 18장 6절]
한 사람의 영혼 하나하나가 예수께는 그리도 중요하셨다.
주일 학교 교사를 하면서 조심스러움을 가지고 늘 가슴에 새기던 말씀.
신약시대의 그 연자맷돌을 직접 눈으로 본다.
당시 가버나움에 연자맷돌 만드는 공장이 있었다고 한다.
가버나움의 유대인 회당
"저희가 가버나뭄에 들어가니라. 예수께서 곧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가르치시매
뭇사람이 그의 교훈에 놀라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세 있는 자와 같고..."[마가복음 1장 21-22절]
가버나움은 1804년, 이탈리아 프란체스코 수도회의 류세삐 발디가 그 당시 이곳에 거주하고 있던 베드윈족에게서 페허지역을 사들였다.
그후 1905년 독일인 Kohl과 Watzinger는 가버나움의 고고학적 연구를 진행하기 위하여 이 일대를 발굴할 것을 제안하고 수도희의 허락을 받아냈다.
여기에서 4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유대인 회당을 발굴했고, 회당의 서쪽과 남쪽에 위치하는 고대 마을의 일부도 발굴했다. {성지순례 여행/이원희 저}
이 폐허가 된 도시, 가버나움의 명물은 단연코 3, 4 세기 경에 지어진 고대 유대인 회당의 유적이다.
그러나 전형적인 바실리카 양식, 흰 석회석의 벽들, 세련된 코린트 양식의 기둥들, 장식된 대들보들은,
예수가 가르치곤 했던 회당도 아니고 자신의 종이 치유받았던 백부장이 건축한 회당도 아니다.
이 유대회당은 그로부터 한참 후인, 말기 제국시대, Julian 황제 때 옛 페허의 회당 자리 위에 다시 지어진 것으로 짐작된다.
예수는 이 회당을 중심으로 말씀을 선포하셨고, 또 여러 기적을 행하셨기에, 그저 이 자리에 섰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설렌다.
한때 암송했던 마가복음 1장, 2장의 연이어지는 사건들의 배경이 바로 이 회당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이기에 더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없었다.
메노라(유대인의 촛대)가 기둥에 장식으로 새겨져 있어(우편 사진 위쪽)
이 건물이 유대인의 회당임을 확인케 해준다.
바깥쪽에서 본 가버나움 회당.
밑둥의 새까만 돌들이 예수님 활동 당시의 회당. 그 위에 흰 석회석 건물은 비잔틴 시대의 건물.
회당이 있던 자리에 새 회당이 세워졌음을 보여준다.
가버나움 - 베드로의 집
"회당에서 나와 곧 야고보와 요한과 함께 시몬과 안드레의 집에 들어가시니,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웠는지라....
나아가사 그 손으로 잡아 일으키시니 열병이 떠나고 여자가 저희에게 수종드니라..." [마가복음 1장 29-31절]
회당 가까이에 마을 사람들의 거주지와 함께 베드로가 살던 집터가 누워있다. 베드로를 기념하여 그 터 위에 8각형의 교회가 비잔틴 시대에 세워졌는데, 아랍시대를 거치면서 폐허가 된다. 그 페허 위에 다시 현대식 새 기념 교회당이 지어졌다.
당시의 가버나움의 집 구조를 보여준다.
이 곳에 살았던 사람들이 "저물어 해질 때에 모든 병자와 귀신 들린 자를 예수께 데려와 온 동네가 문 앞에 모이게 " 했으리라.
가까이에서 본 베드로의 집터. 위의 천정은 새로 지은 교회당의 일부.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바요나 시몬아 네가 복이 있도다. 이를 네게 알게 한 이는 혈육이 아니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시니라.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 [마태복음 16장 15-19절]
천국의 열쇠를 손에든 베드로의 동상이 그의 집터 앞에 세워져 있다.
예수가 행하셨던 몇 가지 기적의 이야기는 바로 이 가버나움에서 일어났다.
회당장의 죽은 딸을 살리신 사건(마가복음 5장 1-10절),
백부장의 종을 말씀으로 치유하신 이야기(누가복음 7장 1-10절),
회당에서 귀신들린 자에게서 귀신을 축출하신 사건(마가복음 1장 23-26절)이
일어났던 곳이 이 도시이다.
같은 지중해성 기후인 탓일까?
켈리포니아의 분위기를 이곳 가버나움에 흐드러지게 핀 버겐빌라와 다른 꽃들,
팜트리, 오렌지 나무들을 보며 느낄 수 있었다.
글, 사진: 이 영순. 2006년 3월28일. 이스라엘 갈릴리 가버나움 유적지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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