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고에서 갈릴리로
검문이 까다로워, 이스라엘로의 입국은 또다시 우리를 긴장케 한다. 하긴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는 것이 그렇게 수월해서야 되겠는가?
드디어 통과! 이스라엘 땅임을 상징하는 "다윗의 별"이 메마른 광야 언덕위에 장식되어 있다.
우리 일행은 이스라엘을 안내해 줄, 박영국 목사님을 새로운 가이드로, 므하마드라는 이름의 아랍인을 버스기사로 만난다.
입국수속이 끝나고 이스라엘 땅으로 들어서니, 긴장이 풀리고 왠지 모를 자유로운 기운이 감싸옴을 느낀다.
젖과 꿀이 흐르는 곳으로 출애굽기에 묘사된 감격의 땅이다. 이스라엘의 하이웨이가 눈 앞에 펼쳐진다.
이스라엘은 오이처럼 기다란 나라로, 면적은 남한의 1/4.5이다.
북쪽 갈릴리 호수와 중앙에 위치한 사해를 요단강이 이어주고 있고,
남쪽은 황량한 광야지대로 사해에서 홍해까지를 물 없는 아라바 계곡이 잇고 있다
비행 측정에 의하면, 요단강의 총 길이는 그 근원지로부터 사해에 이르기 까지 대략 65마일.
하늘 위에서 본 요단강의 광경은 160마일 정도의 움츠리고, 꾸불거리는 뱀의 형상을 띤다.
서쪽으로 계속 광야 산을 올라가면 예루살렘 성에 다다르게 되고
요단강을 끼고 북으로 달리면, 갈릴리 호수다.
남쪽으로 내려가면, 사해, 거대한 호수가 눈 앞에 전개되리라.
알렌비 다리 출입국관리소에서 얼마 가지 않아 저만치에 위치한 여리고 시를 볼 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도시.
성서에서 되풀이 언급되고 있는 이 도시를 그저 먼발치에서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도록 일정이 짜여져 있는 게 애석하다.
예수께서 성령에게 이끌리어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로 광야로 가사
사십 일을 밤낮으로 금식하신 후에 주리신지라.
시험하는 자가 예수께 나아와서 가로되 "네가 만일 하나님의 아들이어든 명하여 이 돌들이 떡덩이가 되게 하라."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기록되었으되 "사람이 떡으로만 살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입으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것이라".
여리고 뒤편,
험하게 솟은 유대광야의 메마른 산은 예수가 세례를 받으신 후
사십일 금식하시며 사탄의 시험을 말씀으로 물리치셨던 시험산이다.
이제부터는 요단 계곡을 오른편으로 끼고 갈릴리까지 북상케 된다.
시험을 받으신 후, 예수께서 갈릴리로 되돌아가셨던 길을 따라 버스는 달린다
"나는 선한 목자라. 내가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 [요한복음 10장]
세례를 받으신 후 갈리리로 되돌아가시며, 예수께서는 이렇게 풀을 뜯고 있는 양들을 보시며, 당신의 사명을 재확인하셨으리라.
버스가 북으로 갈수록 주변 풍경이 푸르름으로 채색되어감을 느낄 수 있었다.
도로연변에 팜 트리들이 시원스럽게 뻗어 있기도 하고, 비닐 하우스들도 눈에 뜨인다. 오른쪽으론 요단 강 동편의 들이 펼쳐진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니
저가 내 안에, 내가 저 안에 있으면
이 사람은 과실을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라."
[요한복음 15장: 5절]
요단 계곡 주변으로 밭과 농경지들, 포도원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부드러운 목초가 깔린 초록색 산등성이를 배경으로 보랏빛 들꽃들의 무리와 함께 노란 유채꽃들이 봄날의 햇살을 안고 춤춘다.
갈릴리 호수가 가까워 올수록 차창 밖 풍경은 더욱 더 풍성해진다.
그 황량하고 메마른 남방 네게브, 요르단의 사막, 흙먼지만 바람에 날리는 유대광야의 모습에 한창 익숙해진 눈에,
북방 갈릴리는 정녕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임이 분명하다.
버스가 벳산으로 들어가는 길을 지나치는 것을 보니 갈릴리 호수도 머지 않았다.
벳산은 사울 왕이 불레셋과의 마지막 전투에서 전사하게 되는 비운의 도시다.
벳산 성벽에 사울 왕의 시체를 달아놓았다고 구약성서는 기록한다.
오! 갈릴리!! 드디어 성경을 통해 친숙해진 갈릴리 호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꿈꾸는 듯한 파스텔화 분위기의 푸르스름한 호수가 저 멀리까지 아스라하게 전개되고
호숫가엔 잘 경작된 키부츠 농원들의 신선한 연두색이 이스라엘의 봄을 노래한다.
아름다운 갈릴리, 예수께서 바라보시고 거니셨던 바로 그 호수가 아닌가?
주님 사랑 안에서, 이 영순 드림
글: 2007년 4월, 새벽에 쓰는 편지 제 81신. 사진: 2006년 4월 이스라엘(여리고에서 갈릴리호수로 가는 길, 버스 안에서 촬영)
시험산 사진은 "이스라엘 여행 안내" 책자에 실린 사진을 다시 카메라로 찍은 것임.
'묵상이 담긴 여행 > 성지순례 (HolyLand): Isra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릴리 2] 오병이어 교회-타브가 (0) | 2008.12.18 |
---|---|
[갈릴리 1]가버나움-주님의 발길이 느껴지는 곳 (0) | 2008.12.08 |
요단강을 건너며 (요르단에서 이스라엘로) (0) | 2008.11.30 |
골고다 언덕의 성묘교회 [예루살렘 5] (0) | 2008.03.22 |
Via Dolorosa (슬픔의 길) [예루살렘 4] (0) | 2008.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