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상이 담긴 여행/성지순례: Egypt·Jordan·Lebanon

[요르단 9] 디본과 메드바(마다바)

wisdomwell 2008. 2. 23. 16:36

디본과 메드바(마다바)

 

"우리가 그들을 쏘아서 헤스본을 디본까지 멸하였고 메드바에 가까운 노바까지 황폐케 하였도다" [민수기 21장 30절] 

 아모리 왕 시혼과의 전쟁은 사해 동편의 디본과 메드바를 멸하게 한다. 이스라엘은 그 기세를 몰아 바산 왕 옥과의 싸움에서 또 다시 승전보를 올려 요단 동편 땅을 획득한다.  승리를 경험함으로 이스라엘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그 안에서의 새로운 자신감을 갖게 된다.

 

 우리 일행이 탄 버스도 이스라엘 백성의 진행처럼, 북쪽 암만을 향하여 사막길을 가다가 서쪽으로 방향을 바꾼다.  창밖 풍경도 점차 푸른 빛으로 물들어져 간다.  파종한 밭, 농토와 나무들, 양떼들과 푸릇푸릇 풀밭들이, 세렛강 이남의 광야지대와는 사뭇 다른 풍경을 선보인다.  르우벤과 갓, 므낫세 반 지파는 이곳 요단 동편 땅의 아름다움에 끌려, 요단강 건너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이 아니라 이 땅에 머물기를 간청하여, 결국 이곳에 정착하게 된다.  수십 년 광야생활 후에 본 푸른 초원이니 그럴 만도 하리라. 


 

 왕의 대로(King's highway)를 만나자 버스는 다시 느보산이 위치한 북쪽을 향해 달린다.  아르논 강과 그 골짜기가 저만치 내려다보이는 것을 보니 알게 모르게 산을 올라온 모양이다.  이곳에 위치한 디반(모압왕국의 수도였던 디본)은 해발 600m가 넘는 고원의 도시다.  오른편의 사해가 해수면 보다 400m 낮은 곳에 있으니, 결국 1,000m의 고지(高地)인 셈이다.  4천년 된 길인 왕의 대로가 이 산 위에 마을들을 연결한다. 

 

 

               

 

 

 디본에서 느보산으로 가는 도중에 메드바(마다바)를 지난다.  요르단 고원의 작은 마을 메드바가 특별히 순례객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이곳에 있는 옛 비잔틴 시대의 교회터에서 발견된 당시의 모자이크 지도 때문이다.  모자이크로 디자인된 이 옛 지도 속엔 사해, 예루살렘, 요단강, 베들레헴 등의 도시들이 나타나 있다.  메드바는 로마와 비잔틴 시대에 기독교인들이 정착하여 살던 곳인데, 그때 이래로 천여 년을 폐허로 남겨져 있다가, 1880년 카락에 있는 기독교인들이 다시 이주해 와 살게 된다.  이 지도는 1886년 옛 교회의 잔해 위에 희랍 정교회를 세우던 중 발견되었다.  1967년 6일전쟁 시 요단 서안 지대(West Bank)를 이스라엘에게 빼앗겨 삶의 터전을 잃은 난민들이 이곳으로 이주해 와 이슬람인구가 많이 늘었다고 한다.

 

글, 사진: 이영순 (지도는 안내책을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