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숫가에 들꽃
- 록키 마운튼의 여름꽃들 (Canada) -
20년 만에(2010년 7월 27일-30일) 다시 Canadian Rocky Mountain을 생각치 않게 갈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
호숫가, 강가를 걸으며, 오랜만에 자연속에 나를 담글 수 있는 시간들이 싱그러움으로 다가왔다.
짧은 여름이기에, 그 여름을 만끽하는 록키 마운튼의 야생화들을 렌즈에 담아본다.
빙하를 담고 있는 깍아지른 산들, 그리고 그 빙하가 만들어 낸 호수들...
호숫가의 차가운 잔물결과 교감하며 피어나는 록키 마운튼의 여름꽃들...
**Columbia Icefield. 빙하 (Glacia)가 흐르는 고산지대,
몰아치는 찬 바람에도 아랑곳없이 Fireweed가 처연한 아름다움을 지닌 채 피고있었다.
- Banff National Park -
Bow 폭포
카나디안 록키 마운튼의 중심부를 관통해가는 Bow 강이 그 지류인 Spray 강과 합류하는 부근에서 우리는 Bow 폭포를 만난다.
마릴린 몬로가 주연했던 "돌아오지 않는 강"의 촬영장소였다고 한다.
Bow Falls 주변 강변엔 하얀 마가렛꽃들이 여기저기 무리를 지어 웃고 있었다.
Lake Louise
하늘색에 우유를 섞어 놓은 것 같은 호숫 빛깔은 이곳 카나다 록키 마운튼의 호수들이 갖는 독특한 아름다움이다.
빙하가 호수로 흘러들면서, 주변에서 깍아져내린 바위들의 작은 입자들이 함께 호수에 섞이며 만들어내는 특별한 색깔이다.
저녁빛이 내려앉은 탓인가?, 호수가 예의 그 선명한 색깔을 감추고 있어 조금은 아쉽다.
레이크 루이스를 상징하는 꽃이라면, 단연 양귀비 꽃이다.
물론 이 꽃들은 야생화라기 보다는, 정원사의 세심한 손길 아래 가꾸어진 꽃이리라...
20년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피어있었던 양귀비꽃들의 현란한 아름다움을 어찌 잊을 수 있겠는가?
레이크 루이스의 아름다움에 매혹되어, 이 호수와 양귀비들을 서툰 솜씨로 나의 캔버스에 옮겨 놓지 않았던가?
정면에 보이는 Victoria Mountain의 만년설은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모습으로 나를 맞아준다.
친구와 함께 어스름이 지는 호숫가를 걷는다.
밤 9시인데도, 아직도 호수는 어둠에 잠기지 않는다.
LA 보다는 북극이 훨씬 가까운 탓인가?
기나긴 여름날을 한껏 즐긴다.
그리고 물결이 찰랑거리는 호숫가엔,
2년전, 알라스카에서 처음 알게된 Fireweed, 보랏빛 핑크 꽃이 수줍게 살랑대고 있었다.
Moraine Lake
레이크 루이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깍아지른 바위 산봉우리로 둘러싸인 잉크빛 호수, Moraine Lake가 있다.
그 빼어난 아름다움이 결코 레이크 루이스에 뒤지지 않는 산 속의 호수다.
모레인 레이크 주차장 옆 언덕 위에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주홍빛깔 정열로 타오르는 꽃무리가 나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나중에 알게된 꽃 이름이 반갑다. 너를 불러줄 수 있어서....
"Indian Paintbrush"
"Indian Paintbrush"
주홍색으로 보이는 것은 사실은 꽃이 아니라 잎이란다. 꽃은 위쪽에 감추어져 있다는데...
Moraine Lake: 호수를 병풍처럼 둘러싼 빙하로 깍인 바위 산의 위용이 인상적이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아침녁, 모레인 레이크를 따라 난 오솔길을 걸었다.
바위산과 눈과 호수빛깔을 보며...
간간이 호숫가에 핀 들꽃들을 만날 수 있어 반가웠다.
이름 모르는 꽃들...
조용히 피어났다가, 살그머니 져 버리는 산 속의 꽃...
Emerald Lake
- Yoho National Park -
Yoho National Park에 위치한 에메랄드 호수는 정말 그 이름에 걸맞게,
황홀한 에메랄드 빛깔로 여름낮의 태양 빛 속에 반짝이고 있었다.
빨간 빛깔의 카누가 호수의 하늘색 위를 미끌어져 간다.
에메랄드 호숫가에는 또 다른 들꽃들의 삶이 있었다.
보랏빛 꽃이 클로버를 닮았다.
클로번가?
노란색 꽃이 마치 플라스틱으로 만든 조화처럼 보였다.
등산화에 심겨진 활련화가 익살맞다.
Field- Kicking Horse River
Field는 Yoho National Park에 있는 작은 마을이다.
마을 입구에, 석회 색깔의 강이 도도하게 흐르고 있었는데, 강의 이름이 Kicking Horse River.
회색 Kicking Horse 강을 배경으로 핀 분홍빛 Freweed 라니.....
보색관계의 아름다움이 돋보인다.
별 생각없이 마을에 들렀다가 강가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의 무리와 만나는 횡재(?)를 했다.
들꽃들을 렌즈에 담을 수 있어
내 마음은 갑자기 큰 부자가 된 것같이 뿌듯해진다.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도종환-
Field 마을 앞을 흐르는 Kicking Horse River, 그리고 강가에 핀 야생화
Takakkaw Falls
- Yoho National Park -
Takakkaw 폭포까지 이르는 길은 예사롭지 않았다.
길이가 긴 차는 나선형으로 이어진 가파른 산길을 오르는데 애를 먹었으리라.
산길을 달리면서, 이번 여행 중 처음으로 비를 만났다. 샤워를 해주듯 비가 뿌렸다.
폭포가 있는 곳은 산 위였는데 오히려, 평지 같았다.
Takakkaw 인디안 말로 "Magnificent"라는 뜻이란다.
산속에 갑자기 나타난 거대한 폭포를 발견한 한 인디언이 외쳤으리라. 경외감이 가득한 놀라운 탄성으로. "Takakkaw!"
한국말로 번역하면? "오매! 놀라뿌려"
폭포 부근에 별처럼 피어난 하얀 꽃들이,
방금 내린 비에 젖어 있었다.
폭포 주변에 들꽃들
- Banff National Park -
Bow Lake/Bow Falls
Bow Lake는 이번 여행을 통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최대의 보상을 받는 경험을 안겨주었다.
호숫가의 오솔길을 걷는 기쁨이 극대화되는 곳이었다.
물과 길이 맞닿아 찰랑이는 호변의 아름다움을 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호수 바닥이 그대로 드러나 보이도록 맑은
산정호수의 물. 물가에 핀 꽃
Bow Lake 전경. 호수를 따라 호변길을 걸었다. 멀리 Bow Glacier 와 Bow Falls가 보인다.
호수 빛깔이 너무 고와 , 물 빛깔에 빨려든다.... 물살은 또 어찌 부드럽게 느껴지든지...
호숫물과 꽃들의 끊임없는 대화가 이어지는 곳...
Bow Lake에 야생화들
Columbia Icefield
Lake Louise에서 Jasper로 가는 길에
만년설이 뒤덮인 Columbia Icefield를 볼 수 있다.
글라시아. 얼음강을 밟을 수 있는 곳.
쌓인 얼음들이 녹아내려 강이 흐르는 곳에
Fireweed 꽃들이 무리를 지어 피었다.
찬 바람 속에, 고운 빛깔로 꽃을 피워낸
그 여린 꽃잎들이 대견하고 반갑다.
Peyto Lake
긴 여름날을 마감하며 땅거미가 내릴 무렵, 마지막에 보아야지... 아껴 두었던 Peyto Lake 를 찾았다.
너무 늦었나 보다. 호수 빛깔이 그 빛을 잃지 않았는가?
그 어느 호수보다도, 우유빛 하늘색이 돋보였던 호수였는데...
엽서보다도, 더 엽서 같은 페이토 레이크
페이토 레이크를 뒤로하고 내려가는 오솔길에는
수줍음인가? 겸손함인가? 고개숙인 꽃 (아, 이럴 줄 알았으면, 꽃 이름을 적어 오는 건데... 이름을 불러주지 못해 꽃에게 미안...)들이 작별을 고하고 있었다.
언제 또 이 호수를 찾을 수 있겠는가?
다시 오는데 꼭 20년이 걸렸으니, 또 20년 쯤 후가 되려나??
Peyto Lake로 가는 길에 핀 Indian Paintbrush
Bow River
7월 30일, 카나다 록키 여행의 마지막 날,
다시 Banff를 들러, Banff 시내를 휘감고 돌아 흐르는 Bow 강변을 산책하다.
가파른 언덕 아래로, 강물이 소리내며 흐른다.
그리고 그 언덕, 참 척박해 보이는 자갈 땅 위에
마가렛 꽃들(어쩌면, 다른 이름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이 피어나 청초한 모습으로 한들거린다.
참 이 록키 산의 들꽃들은
자신의 사명을 어찌나 충성스럽게 감당하고 있는지...
누가 보든지 말든지 아랑곳 하지 않고,
열심히 자라나고, 꽃을 피우고, 또 시들며, 씨를 만들어 낸다.
신의 창조 목적에 따라,
자신이 태어난 사명을 완수해간다.
블랙 아이 수잔
Banff에서 Calgary로 가는 도중,
우연찮게 들렀던 어느 캠프 그라운드에서 이 꽃을 발견하다.
굽이 굽이 흘러가는 Bow River. 아디오스! 물돌이동, Banff!
글, 사진: 이 영순 (지혜의 샘 블로그) 2010년 7월27일-30일 촬영.
Canadian Rocky Mountain (Banff National Park/Yoho National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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