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한 사람이 참으로 보기 드문 인격을 갖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서는 여러 해 동안 그의 행동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가져야만 한다. 그 사람의 행동이 온갖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있고, 그 행동을 이끌어 나가는 생각이 더없이 고결하며, 어떠한 보상도 바라지 않고, 그런데도 이 세상에 뚜렷한 흔적을 남겼다면 우리는 틀림없이 잊을 수 없는 한 인격을 만났다고 할 수 있다." - 장 지오노 -
장 지오노(Jean Giono 1895-1970)가 쓴 단편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은 위의 글로 시작됩니다.
"나무를 심은 사람"은 한 늙은 양치기가 모두가 떠난 프로방스의 황무지에 매일 도토리를 100개씩 심어간 이야기입니다. 그러기를 삼십 여년, 단 한 사람의 외로운 노력의 결과로 황폐해져서 사람들이 떠나갔던, 골짜기와 언덕에 떡갈나무와 너도밤나무 숲이 우거지게 되고, 골짜기에 다시 시냇물이 흐르게 되어 인구 1만 여명의 생동하는 마을로 변모해가는 과정들을 묘사합니다.
"1913년에 보았던 폐허의 땅 위에는 잘 단장된 아담하고 깨끗한 농가들이 들어서 있어 행복하고 안락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비와 눈이 숲 속에 스며들어 옛날의 말라버린 샘들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그 샘물로 물길을 만들었다. 단풍나무 숲 속에는 농장마다 샘을 갖고 있어서 맑은 물이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싱싱한 박하 풀잎으로 흘러 넘치고 있었다. 마을들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죽었던 산과 들이 다시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이 변화의 과정 속에 한 노인의 끈질긴 인내와 고독한 나무심기의 세월들이 있었던 것을 알아채지 못합니다.
사람의 시선, 갈채와는 전혀 상관없이 묵묵히 도토리를 심었던 양치기 노인. 하루에 백 개씩, 그는 꾸준하게 도토리를 심었습니다. 쐐기풀만이 뒤엉켜 있던 프로방스 지방의 구릉들이 온통 도토리 나무로 덮일 때까지... 그는 평생을 나무를 심었습니다. 충성스럽게 사명을 완수해갔습니다. 황무한 그 땅이 다시 그가 심은 나무들 때문에 샘물이 고이고 새들이 돌아와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이 될 때까지 그렇게 우직하게 나무를 심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쓰시기 원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노인처럼, '공동의 선을 위해 침묵 속에서 서두르지 않고 속도를 숭배하지 않고, 자기를 희생하며 일하는 아름다운 혼을 가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자신의 영광을 전혀 구하지 않은 채, 깊은 고독 속에서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는 사람. 사람들로부터의 인기나 선망과는 상관없이... 조용히 섬기는 사람. 공동체를 일궈내고, 자연을 살려내는 사람. 섬김을 받으려고 온 것이 아니라 섬기려고 온 사람.
그 누구도 부피에가 이 프로방스 구릉에 떡갈나무, 너도밤나무 숲을 조성한 장본인이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그저 고독 속에서 자연과 벗하며 매일 나무를 심으며 살다가 노년이 되어 평화롭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아무에게도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가 심은 도토리나무숲은 1만 여명의 사람들에게 삶의 터전을 새롭게 마련해 주었던 것입니다.
우리들의 봉사와 섬김도 이러한 것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황폐한 성읍들로 사람 살 곳이 되게 하라." [이사야 54장 3절]
제가 하나님께 받은 사명의 말씀과 동일한 삶을, "나무를 심은 사람"은 문자 그대로 살았습니다. 그러기에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는 하나의 도전이 되어 제 마음을 두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주안에서 이 영 순 드림
새벽에 쓰는 편지 제 33신 (2003년 4월)에서.
사진: Chantry Flat의 계곡과 Eaten Canon의 도토리 나무 (San Gabriel Mt.) 2008년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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