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멘트 벨리 1 (Monument Valley)
2009년이 시작되는 새해 벽두, 유타와 접경을 이루고 있는 아리조나 북부에 위치한 모뉴멘트밸리를 찾았다.
1960년대 후반 영화 스크린 속에서 익히 보았던 장소, 그때는 정말 멀고도 먼 나라의 풍광이었는데,
지금은 이렇게도 가깝게 마음만 먹으면 와 볼 수 있는 곳이 되었다니....
아리조나 나바호 인디안들의 성지로 일컬어지고 있는 모뉴멘트 밸리는 나바호 인디안 자치구역에 위치해 있다.
1980년대, 덴버에서 그랜드 케년을 가는 길에 바로 이곳 입구 마을 케안타에 들렀던 적이 있었고,
여행중 황량함과 함께 삶의 생기를 잃어버린 듯한 나바호인디언 자치구역을 서너번 지나친 기억이 있는데 정작 모뉴멘트 밸리에 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광용 지붕이 없는 사륜차를 타고 서부영화의 무대를 달려간다.
2008년 성탄절 무렵 내렸던 하얀 눈들이 나바호의 붉은 진흙땅 위를 이곳 저곳 수놓고 있어 드넓은 황야와 사암의 우뚝솟은 바위들의 모습이 더 장엄하게 빛을 발한다.
마치 장갑과도 같은 바위가 있는가 하면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것 같은 바위도 있고,
성채와도 같은 Castle Rock도 있다.
각 사람의 생각을 대변하는 듯,
사람의 마음에 따라 바위는 묵묵히 다른 형상으로 나타나곤 한다.
"낙타야!"
"아니 저게 코끼리지 어떻게 낙타야?"
그러나, 세 개의 나란히 선 바위 앞에선, 누구나 그 이름이 "세 자매 바위"라는 데 토를 달지 않는다.
존 포드 포인트 (John Ford Point)
서부 영화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름, 존 웨인과 존 포드 감독. 그야말로 미국의 전설이다.
정말, 존 포드 감독이 가장 멋진 곳을 찾아내 그의 스크린에 담아냈구나...
John Ford Point에서 내려다보이는 서부의 붉은 광야와 바위들은 처음 왔음에도 낯 설지 않다.
존 웨인이 주연한 역마차, 수색자, 헨리 폰다가 주연한 황야의 결투 (나의 사랑 클렌멘타인)에서 눈에 익은 풍경이기 때문이리라.
광대한 서부!!
나바호 인디어 여인들이 존 포드 포인트에서 목걸이며 팔찌 등 인디언들의 장신구들을 팔고 있었다.
유타, 아리조나, 콜로라도, 뉴 멕시코가 만나는 미국에서 유일한
Four Corner 지역에서 처음으로 나바호 인디언들이 장신구를 파는 모습을 보고, 알 수 없는 서글픔을 느꼈었던 적이 있었다.
한국인과 닮아서인가?
그런데 Jone Ford Point의 인디언 아가씨들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John Ford Point에서는 Sister Rock (세자매 바위)를 더 근접해서 볼 수 있다.
세 자매 바위 앞에서 세 자매가 함께....
참 오랜만에 함께 떠난 여행이었다.
존 포드 포인트를 뒤로 하고 다시 우리가 탄 역마차? 는 달린다.
버팔로 떼를 좇으며, 화살을 겨눈 채 질주하던 용맹스런 나바호 인디언들의 모습은 서글픈 역사 속에 사라져 갔다.
이 서부 황야에 우뚝 솟아있는 이 붉은 Sand Stone들은 그 모든 서부의 전설들을,
그들의 말발굽 소리들을 그들의 승리와 패배를 묵묵히 지켜본 증인들이리라.
야생마들이 서부의 황야를 헤맨다
겨울 가운데 모뉴멘트 밸리는 차가운 대기와 눈부시게 파란 하늘 아래서 적막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왔다 사라지곤 했다.
글, 사진: 이영순 지혜의 샘 블로그 (http://blog.daum.net/wisdomwell) 2009년 1월 아리조나 Monument Valley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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