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편지/새벽을 깨우는 음성

내가 "존귀한 자" 가 된 이유

wisdomwell 2009. 3. 9. 08:23

내가 "존귀한 자" 가 된 이유

 

 

 
집을 둘러 있는 작은 꽃밭에 화초를 심으니 때에 따라 꽃을 피워줍니다. 봄을 알리듯, 2월 속에 동백꽃과 수선화가 피었습니다.

가시면류관 나무에도 붉은 꽃들이 달렸습니다. 프리지어 꽃봉오리에도 한창 노오란 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정말 나의 화단에 꽃들과 꽃을 파는 집의 꽃들, 식물원의 꽃들을 비교해보면, 나의 꽃들은 실하지도 못하고, 윤기가 흐르지도 못하고, 꽃송이도 작고 초라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화단에 피어난 꽃들이 제게는 그 어떤 다른 꽃들보다도 귀하게 여겨집니다.

 



 

 

 

 

그때마다, 생떽쥐뻬리의 "어린 왕자"의 그 유명한 구절이 떠오르곤 합니다.

 

"수십 수백 송이의 다른 장미들보다, 나는 나의 한 송이 장미가 더 귀해. 이건 내가 물을 두고, 바람을 막아주고 벌레를 잡아준 나의 꽃이니까..."

 



 

 

아침 다음주일 선교회원들과 함께 공부할 성경구절을 보면서, 새삼스런 깨달음이 저의 마음을 환하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너를 목장 곧 양을 따르는 데서 취하여 내 백성 이스라엘의 주권자를 삼고 네가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 모든 대적을 내 앞에서 멸하였은 즉 세상에서 존귀한 자의 이름 같은 이름을 네게 만들어 주리라." [역대상 17장 7-8절]

하나님이 나단 선지자를 통해, 하나님의 성전을 건축하고자 하는 다윗 왕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본문을 보면,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존귀한 자의 이름을 만들어 주신다고 했는데, 그 앞에 나와 있는 이유들이 눈에 뜨입니다.

"내가 너를 택해서 이스라엘의 주권자로 만들었기 때문에... 내가 너와 함께 해주었기 때문에... 내가 네 모든 적들을 멸해주었기 때문에..."

다윗이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하나님께 해드리고 공을 세웠기 때문에 상으로 그의 이름을 존귀하게 해주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당신께서, 다윗을 사랑하셔서 그를 위해 숱한 시간들과 노력을 부어왔었기 때문에 그를 존귀케 하신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을 세워주시는 까닭은, 다윗의 치적 때문이 아니라,

바로 하나님 자신이 다윗을 향해 오랜 세월 동안 부어주셨던 그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제가 제 화단의 꽃들을 어떤 식물원의 꽃들보다도 더 소중하게 여기는

까닭은 그 꽃이 뛰어나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내가 그 꽃들에 기울였던 시간들과

노력, 관심, 사랑 때문인 것처럼 말입니다.

이 말씀을 보며, 마음이 잔잔한 기쁨으로 채워집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나는 비록 보잘것없는 존재이지만,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시는 그 사랑 때문에 저는 존귀한 존재입니다.

당신이 나를 존귀하다고 부르시기 때문에....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주님 감사합니다. 율법이 아니라 은혜의 삶 속으로 저를 부르신 까닭에....
무언가 그럴 듯한 공적을 세워야만 당신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나의 모습 그대로로도 당신이 용납해주시고 사랑으로 존귀케 하시니 감사합니다.

내가 당신께 드린 헌신과 사랑의 힘 때문이 아니라, 주께서 제게 그 오랜 세월동안 기울여주셨던 그 사랑 때문에 나는 지금 존귀한 존재입니다.

 



 

 

 

무언가 진리를 찾기 위해 뼈를 깎는 수행을 겪어야만, 얻어지는 존귀함이 아니라, 주님이 기울여주신 그 사랑의 힘 때문에 나는 존귀합니다. 아들을 버려 죽게 까지 하신 그 상상을 초월하는 그 사랑 때문에, 나는 존귀한 자로 당신 앞에 감히 섭니다.

그리고 이렇게 당신 앞에 서 있는 저의 존재를 당신이 기쁘게 여기십니다.

 

제가 제 꽃밭에 핀 수선화를 기특히 여기듯이 말입니다.

제가 이 수선화를 좋아하는 까닭은 그 뿌리를 구해다가 심었고, 물을 주었고, 오랜 기다림 끝에 꽃대가 올라오고, 봉오리가 부풀어오르고, 마침내 꽃을 피우는 그 모든 과정 가운데 내가 함께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하나님이 저를 사랑해주시는 것도 저의 태어나기 전부터 하나님께서 저와 함께 하셨기 때문임을 압니다.

 

주님의 사랑이 나와 함께 하시기 때문에 나는 존귀한 자입니다.

 

당신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나는 존귀한 자가 되어 이 세상을 담대하게 살아갈 자신을 얻습니다.

주님 사랑 안에서, 이 영순 드림.

 

 

글, 사진: 2008년 2월 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