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든 것이 음악입니다.
"우리 주변 도처에 음악이 있습니다. 우리가 귀를 기울이기만 하면..."
특별한 음악적인 재능을 타고난 주인공, 고아 아닌 고아 소년 어거스트 러쉬를 통해 들려지는 영화의 마지막 대사다.
들으려고만 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내 주변에서 연주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도로 위에서 바람에 날아가는 비닐 봉지, 새소리, 나뭇가지를 스치는 바람소리, 차량의 경적, 아이들의 공치는 소리, 소방차의 사이렌 소리, 아기의 웃음소리, 교회의 종소리, 바삐 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의 발자국 소리, 밀려드는 파도소리, 개 짖는 소리, 파초 잎 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 밀밭사이로 물결쳐 가는 바람소리..... 모든 일상의 소리들 속에 음악이 깃들여 있다. 귀 기울여 듣기만 하면.... 들을 귀만 있다면... 그리고 그 모든 소리들이 들을 귀가 있는 이를 통해 음악으로 새로운 생명을 얻을 수 있다.
세기의 무용가, 이사도라 단칸이 세상 모든 것들의 움직임 속에서, 춤사위를 볼 수 있었던 것처럼, 들을 귀가 있었던 어거스트 러쉬라는 소년에겐, 삶의 모든 소리가 음악이었다. 하잘 것 없는 비닐 봉지가 바람에 날아가는 소리 속에서 그는 리듬을 느꼈다. 경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그는 음악을 발견하고 기뻐할 수 있었다. 삶의 모든 것 속에서 그 가운데 숨쉬고 있는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귀가 있었기에, 소년은 비닐 봉지 속에, 맨홀 속에, 바쁜 발자국 속에, 자동차의 소음 가운데서 그 자신의 음악을 창출해낸다. 그 일상의 소리들 속에 잠겨 있었던 의미를 이끌어낸다. 그 도처에 깔려 있는 모든 소리 속에서 음악을 느끼기에 그는 고아의 삶을 살면서도 행복했다. 꿈을 가질 수 있었다. 언젠가는 음악을 통해 부모를 만날 수 있으리라는 소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꿈은 그의 음악이 있었기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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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 있는 자는 들으라. ... 너희 눈은 봄으로, 너희 귀는 들음으로 복이 있도다." [마태복음 13장 9, 16절]
그렇다. 들을 귀만 있으면, 우리는 도처에서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도처에서 하나님의 작품을 볼 수 있다. 도처에서 우리를 감싸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들을 귀, 볼 눈, 느낄 수 있는 감각만 있다면... 우리는 우리를 감싸고 계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만날 수 있다. 우리의 일상 속에서.... 그리고 그 분과의 만남은 단조로운 우리 일상을 신선함과 기쁨으로 채워줄 것이다. 어거스트 러쉬가 소음 속에서 신명나는 음악을 창출해내듯, 그분의 은혜를 누릴 수 있기에 우리의 삭막했던 삶이 풍성함으로 반짝이리라. 우리의 무미했던 일상이 생명으로 충만하게 되리라. 나무와 산들의 노래소리, 섬과 바다의 박수소리가 들려오리라...
"하늘은 기뻐하고 땅은 즐거워하며 바다와 거기 충만한 것은 외치며 밭과 그 가운데 모든 것은 즐거워할찌로다. 그리할 때에 삼림의 나무들이 여호와 앞에서 즐거이 노래하리니...." [시편 96: 11, 12절]
주님 사랑 안에서, 이 영순 드림
새벽에 쓰는 편지 제 90신 (2008년 1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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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August Rush (2007년 작품)
출연: 프레디 하이모어,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 테렌스 하워드, 로빈 윌리엄스
감독: 커스틴 쉐리던 (2007년)
음악감독: 마크 맨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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