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능자의 그늘
하나님께서 나의 힘이 되신다.
전능자의 그늘
그 그늘 아래 어머니가 계시다.
나는 안심이다. 하나님의 서늘한 그늘아래 어머니가 보호받고 계시니까…
요즘 어머니의 망상증세가 더 심해지셨다.
그제는 저녁 식탁 앞에서 식사도 안하시고,
나를 죽이려고 한다고, 누군가 공모해서 딸인 나를 포함해서 어머니 당신을 죽이려 한다고 계속 30분도 넘게 불평을 늘어놓고 계셨다. 누가 죽이려고 하는데 밥이 넘어가느냐?면서 식사도 하지 않으신다.
“엄마! 밥 안먹으면 진짜 죽어요!” 급기야는 참다못해 어머니에게 소리를 지르게 된다.
이렇게 망상증상이 더 심해지면 어찌하겠는가?
어머니가 혼자서 집에 계실 수 있겠는가? 걱정이 된다.
혼자 골머리를 앓으면서, 매일 내가 이런 종류의 일들 때문에 스트레스 쌓이는 것들도 모른 채 어머니에 대해 무심하게 생각하고 별 관심도 가져주지 않는 형제들이 야속하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형제들의 무관심을 생각하면, 그것 때문에 속에서 화가 치민다. 차라리 형제들이 없으면 내 마음 속에 화나는 감정도 들 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하나님!! 주님…..
여호수아는 알게 된다. 싸우시는 분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이심을…. 전쟁이 하나님께 있음을…
치매와의 싸움! 매일 매일이 하나의 전투다. 전투에 임하는 자세로 하루하루를 살게 된다.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이 싸움이 나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전투다. 하나님이 나를 대신하여 싸워주신다.
하나님께서 할 말을 주시고, 지혜를 주신다고 약속하셨다. 오늘 아침 QT다 눅 21장 15절 말씀
“내가 너희의 모든 대적이 능히 대항하거나 변박할 수 없는 구변과 지혜를 너희에게 주리라.”
나는 힘에 벅차서,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원망, 분노, 자기연민에 빠져, 분별력을 잃어버려 잘못된 판단을 할 수있는 상황이지만, 하나님께서 내게 할 말을 주시고 지혜를 주신다. 하나님이 나의 대장 되어 대신 싸워주신다고 했으니, 그래, 평정을 찾으라!!
치매와의 싸움. 주님께서 대신 싸워주신다.
그 싸움은 어쩌면, 내 속에 있는 용을 길들이는 싸움인지도 모른다. 잘 길들여, 평화를 이루는 싸움. 나이 들고, 겉사람이 후패해지는 것을 용납해가는 싸움, 사나운 성깔의 용을 잘 다독여 길들여 가는 싸움… 어머니가 여섯살, 다섯살, 네 살…..로 점점 다시 아기로 돌아가는 상태를 하나님이 마련한 인생을 향한 섭리로 또한 받아들이까지의 싸움. 어쩌면, 싸움을 포기하는 것…. 용납하는 것… 주님의 뜻을 받아들이는 것… 치매 까지도 하나님의 계획으로 용납하고 수용하는 것… 갓 태어난 아기 같은 상태로, 되돌아가야, 인생에서 얻었던 모든 것들 지식, 내가 할 수 있다는 자만심, 힘, 재물, 관계, 신앙까지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아기같은 상태가 되었을 때, 새털처럼 가벼워져, 하나님 나라로 더 쉽게 가는 것은 아닐지… 모든 것을 주님의 품 안에 미련없이 맡긴다. 맡긴다는 의식조차 없이…. 완전히 무력해져서 주님의 품에 가볍게 안긴다.
치매를 더 이상 슬퍼하지 않는다.
하나님께로 가는 여정 속의 한 부분이라고…. 치매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을 잊어버려도 또한 하나님은 개의치 않으신다. 아기에게 왜 나를 모르느냐고? 다구치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시지 않은가? 처음엔 어머니의 인지능력 저하로, 하나님에 대해 불신의 말을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러다가, 더 나빠져 완전히 하나님을 모른 채 돌아가시게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하나님께서 오히려 치매환자들의 무지를 아시고, 안쓰러워하시면서 그 넓은 품에 보듬어 주시는 분임을 알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내려놓은 그 환자들을 당신의 그늘 아래 보호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전능자의 그늘… 아 얼마나 안식을 주는 표현인가?
전능자의 그늘… 주님, 오늘도 당신의 그늘 아래 어머니를 맡기고 일터에 나갑니다. (2012-09-14)
사진: 알라스카, 맥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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