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의 시작 – Oh! Voyage!
“만일 당신이 세상의 항구에 매인 밧줄을 끊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폭풍으로 그 줄을 끊으시고 당신을 바다로 내보내실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의 배를 하나님께 매달고 하나님의 목적이 담긴 커다란 파도를 향해 나아가십시오. 그러면 당신의 눈이 활짝 뜨일 것입니다. … 당장 항구의 술집을 떠나 하나님의 위대한 깊은 세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그러면 자신에 대해 알게 되고 영적 분별력을 갖게 됩니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장 순종하십시오. 순종하면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 Oswald Chambers –
또 다시 오스왈드 챔버스의 묵상의 글을 읽으며, 찔림을 받는다. 지난 수개월 간 하기를 원하면서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이래 저래 하지 못했던 일… 묵상의 글을 써서 나누는 일이다.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하시기를 원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는 일… 특별히 오랜 동안 병을 앓고 있는 간병인들을 위한 글을 써서 당신이 주는 위로를 전하라는 그 분의 명령이 내 마음 속에 있었다.
치매 증상을 보이고 있는 어머니를 돌보면서, 수많은 감정들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이곤 하지 않는가? 하나님으로부터의 위로와 권면 없이는 불가능한 일… 마음과 육체와 영혼까지 피폐해져버릴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 치매환자의 간병. 그러기에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나 어머니를 돌보다가, 함께 자살했다는 기사를 보고도, 더 나아가 치매어머니를 버렸다는 기사를 읽어도 “그럴 수가 있나?”가 아니라 “얼마나 고통스러웠으면… 그렇게 했을까?”고 생각하게 된 지 벌써 오래다. 나는 안다. 매일매일 일상속에서 그들이 겪었을 수십, 수백, 수천 가지의 속터지는 자잘자잘한 이야기들을… 그것들이 끊임없이 누적되어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어 압력밥솥 뚜껑을 잘못 열었을 때 모양, 폭발해 버렸을 것을….
나의 어머니의 증세는 그래도 초기말에서 중기로 돌입해가는 과정에 있지 않나? 생각되는 데, 이보다 심한 환자의 가족들이 겪는 고통은 어떠할 것인가? 나는 그래도, 말씀을 통해 새롭게 마음을 다지며, 주님으로부터 힘과 위로를 얻기에 하루하루를 버티어 나갈 수 있늗데,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나갈 수 있는 건지 나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다. 말씀묵상 없이 어떻게 이 어려움을 견딜 수 있단 말인가?
동병상련. “네가 그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알고 있지?” 하나님이 말씀하신다. “넌 또 소위 상담을 한다는 ‘심리학자’가 아니냐? 그리고 크리스천이고. 그러니 네가 이 일을 해주어야겠다. 앞으로 노인 문제가 큰 일이다. 치매환자들이 계속 늘어날 것이고… 그들 간병인들의 고통을 위로해주고 다독여 줄 일을 네가 좀 해야겠다.”
솔직히 말해, 나의 어머니의 이야기, 그것도 치매 증상들을 공공연하게 이야기해야 하는 것이 내겐 힘든 부분이었다. 시어머니라면, 좀 쉬웠을 것도 같은데, 내가 사랑하는 어머니의 치부(?)를 드러내야하는 작업일 수도 있기에, 자연 망설여졌다.
또한, 다른 가족들을 향한 나의 감정들을 솔직히 말한다는 것도, 어쩌면 그들에게 누가 될 것도 같아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기에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나 자신을 은연중에 미화시켜려는 시도들이 나타날 수도 있기에 여간 조심스런 작업이 아닌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내게 주어진 사명처럼 묵상의 글을 써야 할 줄 알면서도, 게으름 때문에 순종을 거부해 온 셈이어서, 늘 꺼림직했다.
즉각적인 순종을 미루면, 하나님께서 내게 더 심각한 사태(어머니의 중증?)를 일어나게 하셔서, 내가 쓰지 않을래야 않을 수 없게 만드시진 않겠나? 하는 불안감도 내 속에 작용한다. 큰 물고기 뱃속에 던짐으로 요나를 순종케 만드신 것처럼…
“만일 당신이 세상의 항구에 매인 밧줄을 끊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폭풍으로 그 줄을 끊으시고 당신을 바다로 내보내실 것입니다.” - 오스왈드 챔버스 –
아, 두 번 다시 요나가 되기는 싫다!
꿈을 꾸면, 신발을 잃어버려, 찾느라고 애쓰는 꿈을 꾸곤 했다. 꿈에서 깨어나면서, 나는 알고 있다. 내가 나의 존재이유를 잃고 있기에 꾸어진 꿈임을… 쓰지 않는 나는 나일 수도 없기에…. 묵상의 글을 쓸 때 나는 비로소 나일 수 있음을…
오늘 아침 오스왈드 챔버스의 묵상의 글이 나의 등을 사정없이 떠민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장 순종하십시오. 순종하면 더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제, 저의 일상 속에서 주님 주신 말씀들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어디로 어떻게 항해가 진행될지 알 수 없습니다. 성령님께서 당신과 저 사이에 계셔서, 얼마나 걸릴 지 모를 이 항해를 인도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으로부터의 위로와 평안이 오랜 간병으로 지친 당신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만져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오! 주님, 이제 닻줄을 풉니다. 드디어 새로운 항해의 시작입니다. (2013년 6월 9일)
사진: 페루 (물개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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