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거해드 거북[loggerhead turtle]의 귀향
TV에서 로거해드 거북이(loggerhead turtle)의 여행을 추적한 다큐멘타리를 보았습니다.
그 작은 거북이 멕시코 해안에서부터 일본 해안까지 장장 7,500 마일(12,000 km)에 이르는 태평양 바다를 홀로 헤엄쳐 갑니다.
일본 바다에서 알에서 깨어난 새끼 거북은 멀리 멀리 멕시코로 가서 성장기를 보냅니다. 어른 거북이가 된 후, 고향으로 돌아가 알을 낳기 위해 다시금 태평양을 가로지르는 대장정에 오릅니다. 그 여행은 폭풍, 해일, 상어의 습격 등등 숱한 위험이 수반된 여행입니다. 모든 거북들이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났던 일본해로 헤엄쳐 가지만, 목적지에 도달하는 거북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끈기있게 서쪽으로 서쪽으로 헤엄쳐갑니다.
로거해드 거북의 대장정을 지켜보면서, 이 동물이 태평양을 가로질러 자신이 태어 낳던 곳을 찾아갈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본능인가? 하나님께서 이 작은 거북에게 각인해 놓으신 귀소본능.
산란기의 연어도 자신이 부화된 곳을 향해 폭포까지도 마다 않고 다시 강을 거슬러 올라가 그곳에서 알을 낳습니다.
동물 세계에서 보여지는 이 경악할 만한 고향 찾기, 귀소본능이 인간에겐 없는 것일까요?
물론 사람들도 태어난 고향에의 그리움을 품고 삽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작은 동물들에게 귀소본능을 각인시키셨다면, 과연 인간에게 각인시켜 놓은 귀소본능은 어떤 것일까요?
단지 내 육신이 태어났던 공간적인 장소를 말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영원으로부터 와서 영원으로 회귀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가 왔던 곳,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각인시켜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거북에게 귀소본능을 새겨주신 것처럼....
로거해드 거북이 태어났던 곳을 향해 거친 태평양의 물결을 가로지르듯, 우리 인간도, 인생의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바다 끝에 있을 영원이라는 본향, 하나님이 계신 곳으로 향해 갑니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지으시되 때를 따라 아름답게 하셨고
또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느니라.
그러나 하나님의 하시는 일의 시종을 사람으로 측량할 수 없게 하셨도다 " [전도서 3장 11절]
로거해드 거북은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인간의 최종적인 고향으로의 귀향을 생각케 해줍니다.
우리들의 마음에 새겨진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은 바로 우리에게 영원이라는 고향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는지요?
글: 이영순 2009년 11월 29일 [지혜의 샘]
사진: 맨위사진-피지(Fiji) 섬 근방 South Island 에서 촬영.
로거해드 거북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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