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편지/영화 묵상

귀신이 좋아하는 집-영화 "Beloved"

wisdomwell 2007. 11. 27. 13:36

 귀신이 좋아하는 집

 

 흑인 여류작가 토니 모리슨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오프라 윈프리 주연의 영화 "Beloved"(1998년)는 유령이 출몰하는 귀신의 집의 이미지를 통해, 흑인 노예로 비참한 과거의 상처와 한(恨)을 지닌 한 여인의 내면을 묘사합니다.  사랑하는 아기가 노예상에 팔려가 일생을 노예로 사는 것을 참을 수 없었던 여인은 그 아기를 빼앗기기 직전에 칼로 찔러 죽이고 맙니다.  그후 죽음의 고비들을 넘겨 결국 여인은 자유인이 되었지만, 그것은 육신만의 자유였지, 그녀의 영혼은 과거의 쇠사슬에 그대로 억매여 있었습니다.  

 

 어느 날 돌연히 찾아온 "Beloved"란 이름의 처녀.  영화는 그녀가 바로 죽임당한 아이의 혼이 되살아 온 것임을 암시합니다.  그 처녀가 온 뒤로 주인공 오프라의 집은 귀신들린 집으로 변모합니다.  섬뜩한 집, 살기(殺氣)가 서린 집, 음탕한 집, 삭막해져 가는 집.  파괴되어 가는 집.  서서히 목을 조른 손에 힘을 가하는 것처럼 "Beloved"는 자기를 죽였던 어머니의 영혼을 망가뜨려 갑니다. 

 

 

 처녀가 되어 찾아온 죽은 아기, "Beloved"의 존재는, 결국 주인공의 내면 속에 끈질기게 살고 있는 과거의 망령입니다.  죽었던 딸은, 주인공이 자신의 비참한 과거로부터, 뿌리 깊은 죄의식으로부터 헤어나올 수 없도록 그녀의 존재의 집을 날이 갈수록 점령해가는 악령의 힘을 상징합니다.  귀신 들린 존재의 집.  영혼의 노예상태는 육신의 노예상태 보다도 더 큰 파괴력을 가지고 주인공을 파멸로 이끌어 갑니다.
 
 성서도 우리 존재의 모습을 종종 "집"의 이미지로 묘사합니다.

 

더러운 귀신이 사람에게서 나갔을 때에 물 없는 곳으로 다니며 쉬기를 구하되 얻지 못하고 이에 가로되 내가 나온 내 집으로 돌아가리라 하고 와보니 그 집이 비고 소제되고 수리되었거늘 이에 가서 저보다 더 악한 귀신 일곱을 데리고 들어가서 거하니 그 사람의 나중 형편이 전보다 더욱 심하게 되느니라.  이 악한 세대가 또한 이렇게 되리라.         [마태복음 12: 43-45]

 위 본문을 묵상하면서 귀신이 좋아서 살고 싶어하는 집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물 없는 집]   

사람들이 물 있는 곳에 거주지를 정하는 것과는 반대로, 귀신은 물 없는 곳에서라야 참 쉼을 얻는 것을 보게 됩니다.  유대인들에게 사막은 귀신이 사는 곳으로 간주되곤 했습니다.  예수께서 사탄의 시험을 받은 곳도 메마른 광야였습니다.  

 

 성서 속에서 물은 생명의 근원입니다.  시냇가에 심기운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습니다.  생명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시냇가의 나무처럼 우리의 영이 필요로 하는 것은 생명의 근원이신 하나님과 연결되어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생수가 되어 흐르는 곳... 아마도 이런 영혼의 집은 귀신이 가장 기피하는 장소일 것입니다.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리라." [요한복음 7장 38]  **여기서 생수의 강은 성령을 뜻합니다. 
 그러기에 귀신은 열심히 메마른 영혼의 집을 찾아 헤맬 것입니다.  한 방울의 물도 없는 곳을 발견하면, "아, 이 곳이야말로 내가 살 곳이구나."  얼른 그 곳에 짐을 풀고 자리를 잡습니다.  말씀이 설 자리가 없는 곳, 진리가 뿌리를 내릴 수 없는 존재의 집은 어느 틈에 귀신의 집으로 전락해 버리고 맙니다.

 

 [빈 집]

다행인지 불행인지, 위 본문의 귀신은 물 없는 집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차선(次善)으로 택한 곳은 이전에 그가 산 적이 있었던 집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집이 깨끗이 정리되어 있긴 했지만 아직도 빈 채로 남아 있어서 들어가기가 쉬웠기 때문입니다.  악령이 없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습니다.  빈 채로 놔두었다가는 언제 다시 더 강력한 귀신들의 재 습격을 받을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괴로워하던 환자가, 천신만고 끝에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 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곧 그의 마음의 공허함을 달래기 위해 술을 대체할 다른 것을 찾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술 대신 도박중독증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구제할 수 없는 비참한 상태로 떨어져 내린 것입니다. 

 

 

 빈 채로 남아있는 집은 위험합니다.  내 존재의 집, 내 마음의 성소에는 하나님의 등댓불이 밝혀져야 합니다.  성령께서 내 영혼의 집을 가득 채우시도록 해드려야 합니다, 진리의 말씀들이 살아 역사하도록 내 영혼의 집을 끊임없이 관리하고 가꾸는 시간들이 내게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영이 내 존재의 집에 계시도록, 주님과 긴밀한 교제를 나누는 일입니다.  그래야 내 영혼의 집이 관리됩니다.  생수의 근원과 연결되어 있는 집.  물이 공급되는 집.  그래서 항상 살아있는 집이기를 바랍니다.  생수의 강이 흘러 내리듯 하나님의 영이 집안에 살아 계실 때, 귀신의 세력은 감히 나의 영혼의 집을 넘볼 수 없습니다.

 

"하나님은 믿음으로 자신의 삶을 당신께 열어드리는 사람들의 영혼에 친히 오셔서 거하신다."      [Gorden MacDonald]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 

 

주님 사랑 안에서, 이 영순 드림

 

새벽에 쓰는 편지 제 13신(2001년 8월)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