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쓰는 편지/새벽을 깨우는 음성

죽음을 가져온 부정적인 말의 파급

wisdomwell 2008. 2. 12. 13:48

 

 

 모세는 가데스 바네아에서 각 지파에서 한 명씩 12명의 정탐꾼을 가나안 땅으로 보내 그곳 형편을 보고케 한다.  돌아온 정탐꾼 중 열 명은 가나안에 사는 족속들의 강인함을 이스라엘의 유약함에 비교하면서, 절대로 그곳 족속들과 싸우게 되면, 승산이 없으리라고 보고한다.  그들은 그 땅의 아름다움을 인정한다.  그러나, 민수기 13장 28절에 "그러나"로 시작하여 왜 그 땅에 갈 수 없는 지를 장황하게 열거해간다.

 

죽음을 가져온 부정적인 말의 파급
-가데스바네아에서 세렛강까지-

 

 부정적인 생각들은 그들이 부정적인 말을 하면 할수록 더욱 더 강화되어가고, 문제들은 확대경으로 보는 것처럼 실제보다 더욱 더 확대되어 나타난다.  그들은 더 나아가 자기자신들을 "우리는 그들에 비하면 메뚜기입니다"라고 메뚜기에 비교하며, 한정없이 비하시킨다.  그리고 상대방도 나를 그렇게 볼 것이라고 자기의 두려움을 외부로까지 투사(projection)시킨다.  강력한 자기암시로 자기 자신을 무력화한다.

 

이들이 이토록 부정적으로 사태를 파악한 원인은 무엇일까?  외부의 환경적인 여건들을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장애로, 풀 수 없는 문제들로 보고, 자신들을 극도로 비하시킨 그 밑바탕엔 무엇이 도사리고 있는 걸까?  두려움이다...  두려움이 그들을 위축시켰다.  왜소화 시켰다.  어디서 이 두려움이 온 것일까?  그렇다.  신뢰의 부재이다.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  그들은 이스라엘 스스로가 이 싸움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주눅이 들었고, 그만 주저앉아 버렸다.  이 전쟁에 하나님의 도우심을 고려하지 않았다.  하나님을 바라봄 없이 문제만을 보고 있었기에....  하나님 없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예배를 드리면서도, 막상 그들의 삶 속엔,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  하나님의 약속을 믿지 않았다.  믿음이 없을 때, 문제는 확대되고, 나는 위축되어 버린다.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라.  내 시야가 아니라, 하나님의 안목으로 사물을 보라.  사람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만을 보고 듣는다.  내 마음의 필터를 통해 원하는 것만을 선택하여 보고 듣는다.  내 기존의 편견들을 강화시키는 쪽으로 사건을 해석한다.  따라서 내가 보는 사물이나 세상이 사실은 실제의 현실(reality)일 수가 없다.  그것은 나의 필터를 통해 본 세상일 뿐이다.

 자신들을 메뚜기로 인식한 열 명의 정탐꾼과, "그들은 우리의 밥이다!"라고 담대하게 나선 여호수아와 갈렙의 보고는 극과 극을 달린다.  똑같은 광경을 보았는데, 그들의 상황에 대한 해석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약속을 믿고 믿음의 눈으로 본 사람과, 약속을 믿지 않은 채, 불신의 눈으로 본 사람의 차이다.  하나님이 도와주시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여호수아와 갈렙은 결국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그 땅을 차지한다.  그러나 할 수 없다고 자신들의 패배를 믿었던 사람들은 그들이 말한 그대로 광야에서 죽음을 맞는다. 

 

 

 나는 어떠한가?  나도 이 열 명의 정탐꾼처럼 불신 때문에 얼마나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계획과 뜻을 제한하고 방해해 왔는지 모른다.  염려, 소심함, 내 스스로 해결한다는 자기 충족감(Self-sufficiency), 실패에 대한 두려움들이 신중함, 사려 깊음, 독립심, 신세 안 짐이란 그럴 듯한 포장으로 위장되어, 내 지나온 삶의 많은 부분들을 장식하고, 주님의 뜻으로 가려는 나 자신을 방해해 오지 않았던가?

 

"하나님 저의 믿음 없음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합니다.  열 명의 정탐꾼의 모습 속에서 저는 저 자신의 모습을 봅니다.  내가 해야 한다고 (하나님 없이) 우선 생각해버리는 뿌리 깊은 불신 때문에, 내 안에 편만한 죄성, 죄의 고집 때문에, 나는 얼마나 주님의 계획을 막고 방해해 왔는지 모릅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서로 돕기도 하고 도움도 받는 것이 살아가는 이치임에도 불구하고, 저는 늘 독불장군 마냥 내 혼자 힘으로 모든 것을 해내려고 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도 나는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지 않고, 아니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우선 문제가 생기면 나 스스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나 스스로가 나의 주인이 되어, 하나님이 일하실 자리를 내 안에 만들어 드리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주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사전 봉쇄했던 이 죄인의 죄를 고백합니다.  용서해주세요.
 내 스스로 모든 것을 하겠다는 self-sufficiency의 죄에서 저를 해방시키셔서 참 자유함을 얻게 하소서.  그것이 얼마나 무거운 짐이 되었었는지요.  나의 짐을 주님 십자가 밑에 내려놓고, 약속의 땅을 주신 하나님만을 굳게 신뢰하게 하소서.  주님 때문에, 주위의 문제를 더 이상 문제로 보지 않게 하소서.  하나님께서 나의 왕, 나의 주 되셔서 대신 싸워주시고, 또 대적할 수 있는 능력을 공급해 주시기 때문입니다."

 

 

"감사를 모르고 원망하고 불평할 때 내 영혼은 황폐해지고 소멸되어 버린다."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잊어버리고, 소리높여, 원망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결국 그들이 원했던 대로, 그들이 말했던 그대로 약속의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광야에서 유리하다가 죽게 된다.  "우리가 이 광야에서 죽었더면 좋았을 것을.." [민수기 14장 2절]  되뇌이던 백성들은 결 국 그들이 말한 대로 광야에서 죽었다.
 

"나의 삶을 가리켜 맹세하노라.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니.." [민수기 14장 28절] 

하나님의 엄숙한 선포이시다.  하나님께서 도우시면, 분명 승리하리라 외쳤던 여호수아와 갈렙 두 사람은 그들이 말하고 믿은 대로 약속의 땅을 밟았다.

 

주님 사랑 안에서, 이 영순 드림.

 

새벽에 쓰는 편지 제 79신(2007년 2월)에서.